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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달장애인도 돌아봐주세요” 외출도 힘든 자폐청년 1500里 걷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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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천안죽전원 작성일11-10-18 11:39 조회1,777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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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달장애인도 돌아봐주세요” 외출도 힘든 자폐청년 1500里 걷다
발달장애인法 제정 촉구 ‘두번째 국토대장정’ 이진섭·균도 父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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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토대장정에 나선 이진섭(오른쪽)·균도 부자가 10일 전남 광양시청 앞에서 발달장애인법 제정을 촉구하고 있다. 광양 =신창섭기자 bluesky@munhwa.com
“발달장애를 가진 자녀가 사람답게 살 수 있는 세상을 만들어 주세요.” 가을햇빛이 따사로운 10일 오후 2시쯤 전남 광양시 중동 광양시청 앞 ‘광양시민광장’에서 발달장애인들에 대한 국민적 관심을 촉구하며 국토 도보대장정을 벌이고 있는 이진섭(47)·균도(19) 부자를 만났다. 이씨 부자는 발에 물집이 날 정도로 많이 걸었지만 지친 기색 하나 없이 의욕이 가득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이들이 입고 있는 노란색 티 가슴 부분에는 ‘발달장애인 균도와 세상걷기, 부산에서 광주까지’가, 뒤 등부분에는 ‘발달장애인법 제정, 기초생활보장법의 부양의무제 폐지’가 적혀 있다.

이씨 부자는 지난 3월12일 부산에서 출발해 서울 영등포구 여의동 국회의사당까지 한 달 동안 600㎞을 걸어 발달장애인법 필요성에 대한 국민적 관심을 모았다. 그리고 이번에 2차 도보대장정 여행지로 부산에서 광주까지 600㎞ 구간을 정하고 지난 9월30일 부산 기장군청 앞을 출발했다.

특히 2차 도보여행에는 실질적으로 관련법이 제정되길 바라는 간절한 염원이 담겨 있다.

이씨 부자는 하루 7~8시간 동안 20㎞ 정도 되는 거리를 꾸준히 걸어 경남 김해, 창원, 함안, 진주, 사천, 남해, 하동을 거쳐 이날 11일 만에 광양에 도착했다. 200㎞가 넘는 여정이다. 광주에는 오는 28일 도착할 예정이다. 지도와 스마트폰 앱에 의지해 대형 도로가 아니라 차량운행이 적은 지방도로와 소로 위주로 걷고 있지만 길을 잘못 들 경우에는 한참을 돌아가기도 한다.

도보 행군 자체가 힘든데 자폐증 1급 장애 판정을 받은 균도군과 동행한다는 것 자체가 아버지 이씨에게는 엄청난 고행이다. 주위가 산만한 균도군은 수시로 앞서갔다 다시 돌아오기 때문에 통제가 쉽지 않다. 그는 아들이 교통사고나 당하지 않을까 노심초사하며 최대한 손을 꼭 잡고 간다고 한다. 그래서 더욱 이씨는 서울로의 1차 도보대장정을 마친 것을 자랑스럽게 여기는지 모른다. 그는 “어떤 난관이 와도 이제 이겨낼 수 있어 별로 걱정하지 않는다”고 활짝 웃었다.

이씨는 “장애인단체의 모금으로 경비를 일부 마련했지만 돈도 크게 들지 않는다”며 “여관이나 마을회관 등에서 잠을 자고, 가까운 식당을 찾아 끼니를 해결한다. 업주들이 우리 옷차림과 균도의 특이한 행동을 보고 장애인관련 행사 참가자라고 알아챈 후 ‘도움을 주고 싶다’며 돈을 받지 않는 경우도 많다”고 말했다.

직장암 진단을 받았지만 이를 극복한 아버지, 그리고 몸무게가 100㎏으로 덩치가 산만 해도 지능은 어린아이 수준인 아들이 손을 꼭 잡고 ‘보다 나은 세상을 함께 만들어 가자’며 뙤약볕 아래 묵묵히 걷는 모습은 지켜보는 이들의 마음에 잔잔한 감동을 안겨주기 마련인 것 같다.

이날 만난 균도군은 중얼거리며 계속 백지에다가 영문 알파벳만 수십개씩 써내려 갔다. 옆에서 계속 낱말 하나씩만 읊조리며 시끄럽게 해 아버지와의 인터뷰가 힘들 정도였다. 갑자기 생리현상을 해결하는 등 이보다 심한 돌출행동도 수시로 나왔다.

“이러니 부모가 24시간 붙어 있어야 하지 않겠어요. 그런데 선진국과 달리 우리는 발달장애인에 대한 재활치료, 사회적응 등에 대한 복지법이 전무합니다. 일반 장애인과 달리 지속적인 관리가 필요한데도 정부는 재원이 없다는 이유로 부모에게 모든 것을 맡겨놓고 있죠.”

균도군은 3, 4세 때 한글과 영어사전을 떼고 10년 전 정확한 날짜의 일까지 기억하는 천재성 자폐증(서번트 증후군)을 앓고 있다. 이씨는 “이미 고교과정을 마쳤지만 사회생활을 전혀 못하는데 다 무슨 소용이 있겠느냐”며 한숨을 내쉬었다. 이씨는 3년 전부터 하던 사업마저 그만두고 균도군을 보살피는 데 전력을 기울이고 있다. 대신 균도군의 어머니는 장사를 하면서 균도군의 동생(중3·15) 뒷바라지를 하고 있다. 내색은 않지만 경제적 어려움이 커 보였다.

이날 광양시청 앞에서는 광양장애인부모회 소속 주부 14명이 나와 이씨 부자를 따뜻하게 맞아주었다. 이들은 12일 순천까지 이르는 일부 구간에서 함께 도보 행진을 할 예정이다. 대부분 균도군처럼 발달장애아를 키우고 있는 만큼 동병상련의 정을 느끼기 때문인지 모두들 균도군과 자연스럽게 어울렸다. 이들도 이씨 부자처럼 팍팍한 삶의 무게를 견디며 살고 있지만 표정은 밝았다. 균도군의 장애가 심해 보였지만 한 부모는 “우리 애도 저 정도만 됐으면 좋겠다”며 부러워하기까지 했다.

서춘순 광양장애인부모회장은 “우리가 어려운 삶을 살면서도 제대로 항변하지 못했던 부분을 이씨 부자가 대신 해주니 얼마나 고마운지 모르겠다”며 “이씨 부자의 대장정을 적극 돕겠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이씨는 “영화 ‘도가니’ 파문으로 인해 청각장애인들에 대한 성폭행 문제가 사회 이슈화됐지만 숨어 있는 발달장애인들의 문제는 이보다 더욱 심각하다”며 “발달장애인은 심각한 따돌림은 물론 장난감처럼 취급되고 심지어 나쁜 짓의 하수인으로 이용되기도 한다”며 관심을 촉구했다.

이씨는 1차 여행 직전인 지난 3월 초 직장암 초기 진단을 받았다. 그럼에도 한 달간 서울까지의 도보대장정을 끝냈다. 그리고 지난 5월 수술을 받은 후 병원에서의 투병 대신 계획된 여행을 선택해 아들과의 약속을 지켜냈다.

이씨는 “균도 때문에 병원을 드나들다 오래간만에 건강검진을 받아 암을 발견할 수 있었다”며 “아들 때문에 생명을 건졌으니 남은 인생을 균도와 전국의 발달장애인들을 위해 헌신하겠다”고 말했다. 균도군의 2차 여행은 오는 17일과 31일 오후 MBC TV의 ‘당신이 국가대표입니다’프로그램에 2부작으로 나눠 방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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