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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위원장 퇴진 농성했던 ‘장애인 활동가의 죽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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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천안죽전원 작성일11-01-13 13:33 조회1,641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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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위원장 퇴진 농성했던 ‘장애인 활동가의 죽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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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동민씨의 영결식이 4일 국가인권위원회 앞에서 치러진 뒤 동료들이 영정을 들고 인권위 배움터를 돌고 있다. 배움터는 고인이 마지막으로 농성했던 곳이다. | 이상훈 선임기자

ㆍ‘장애인 인권’도 함께 꺾이다

ㆍ시위 현장 지킴이 우동민씨 한달여 만에 폐렴으로 숨져

“얼마 전 국가인권위원회 농성장에서 동민이가 ‘우리 모두 앞으로만 달려가지 말고 옆도 보고 뒤도 보고 주위를 한 번 둘러보면서 가자’고 했습니다.”

4일 오전 11시 서울 중구 국가인권위원회 앞. 장애인 활동가 우동민씨(42)의 영결식에서 조사를 읽던 이원교 성북장애인자립생활센터 소장의 어깨가 들썩거렸다. 그는 “왜 동민이가 현장에서 몸을 바쳤는지 알아줬으면 좋겠다”고 했다. 전동 휠체어를 탄 장애인들과 인권운동가 80여명도 함께 눈물을 훔쳤다. 매서운 추위 속에서도 영결식이 진행되는 1시간40분 동안 한 사람도 자리를 뜨지 않았다.

우씨는 지난 2일 급성 폐렴으로 숨을 거뒀다. 지난해 12월3일 ‘세계 장애인의 날’, 인권위 건물 11층에서 장애인 복지 확대와 현병철 인권위원장 퇴진을 요구하며 농성에 들어간 지 한 달여 만이다. 우씨는 인권위 농성 때 감기에 걸렸다. 박경석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대표는 “자정 이후에는 건물 전체가 전원이 차단돼 농성하던 장애인 15명은 밤새 창에서 바람이 새어들어오는 것을 견디다 5명이 감기에 걸렸다”고 말했다. 우씨는 6일 앰뷸런스를 타고 급히 병원에 실려갔지만 그 후로도 쉴 수 없었다. 12월8일 국회에서 장애인활동지원법이 개악되자 한나라당 앞으로 달려가 시위를 벌였다. 감기가 심해진 그는 12월 말 상계백병원에 입원했으나 이미 폐렴으로 진행된 후였다. 우씨는 끝내 현장으로 돌아가지 못했다.

우씨는 2006년부터 성북장애인자립생활센터에서 장애인 인권을 위해 활동해왔다. 하루도 빼놓지 않고 현장을 지키는 성실함 덕에 얻은 별명이 ‘비가 오나 눈이 오나 출근하는 동민씨’다. 2007년에는 장애인차별금지법, 장애인교육지원법 제정을 위해 싸웠다. 장애인 활동보조인 제도화를 위해 시청 앞에서 노숙농성과 삭발을 감행하기도 했다. 장애인들이 시설을 벗어나 자립할 수 있는 삶을 지향하는 것이 그의 목표였다.

박김영희 장애해방열사단 대표는 “6시간 동안 한강 다리를 기어 건너는 시위를 할 때 바지가 닳아 무릎이 드러나고 피가 나면서도 끝까지 건넌 사람”이자 “바람 속에서 농성을 할 때면 내게 ‘삭발한 머리가 춥지 않으냐’고 걱정해주던 사람”이라고 술회했다.

우씨는 태어난 지 사흘 만에 뇌병변 1급 장애인이 됐다. 언어장애에 휠체어 신세도 져야 했다. 25세 때 처음 시설에 입소하면서 바깥세상에 나온 그는 말을 5분 이상 계속하기 어려운 처지였다. “사람들은 나를 만나면 반말을 한다. 사람들아, 반말하지 마라.” 생전의 우씨는 활동보조인을 통해 이렇게 말하고 싶어했다고 한다.

“<쇼생크 탈출>의 주인공 앤디가 감옥을 나가고 싶어했듯이 마음속 감옥에서 나가고 싶은 꿈을 꾼다. 늦기 전에 혼자 힘으로 해외에 나가보고 싶은 꿈, 언젠가는 나의 꿈을 이룰 수 있을 거라는 희망을 가지고….”(우씨의 수기 ‘언젠가는’ 중에서)

장사도 하고 싶고, 결혼도 하고 싶고, 마음속 감옥에서 탈출하고 싶어하던 그는 4일 오후 5시 벽제화장터에서 한 줌 재로 돌아갔다. ‘현병철 인권위원장 사퇴 촉구 인권시민단체 대책회의’는 이날 “누구도 반말을 내뱉지 않고 사람이 사람답게 사는 세상 속에서 다시 만나길 바란다”는 말로 그를 애도했다.

<임아영·정희완 기자 layknt@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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